지하금융을 주무르는 사채브로커의 세계
Posted 2007/11/15 12:09올해 가장 인기있던 드라마 중의 하나가 쩐의 전쟁이었다. 흔히들 그러려니 하고 막연히 알고 있던 사채업자들의 추악한 면을 모두 보여주고 우리에게 사채의 위험성을 알려준 드라마였다. 돈이 벌리는 곳에는 돈을 따라 날파리가 꼬이는 법, 인간의 양심만 버리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이런 세계에는 평범한 사람을 평범하게 살게 내버려 두지않는 못된 사람이 너무나 많다. 조금이라도 알아야 이런 사람들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음 신문에 나온 내용을 참조하자.
'쉽게 대출해드립니다’는 스팸메일이나 문자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드물 것이다. 인터넷에서도 ‘편법대출’이라는 검색어만 입력하면 나오는 대출업체가 수두룩하다. 이런 대출업체는 ‘사채브로커’인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 많다. 이들을 통한 대출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늘어가는 가운데 이러한 ‘사채브로커’들이 금융권 직원들과 내통해 ‘편법’을 통한 불법대출을 일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출 회사 또 다른 이름 ‘사채브로커 양성 기관’?
불법대출에 관련한 사건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미분양상가에 대해 가장분양자를 내세워 대출 신청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농협이 수백억원을 부정 대출해 준 사건이 벌어졌다. 농업중앙회 지원센터장을 비롯해 지역농협 지점장 등 11명은 그 대가로 금품 및 향응, 투자기회 등을 제공받아 기소됐다.
이번 사건이 연일 기사화 되면서 일부 시민들은 ‘큰 금융기관에서도 불법대출이 가능한가?’라는 의구심을 갖기도 했다. 이러한 불법대출 사건 뒤에는 ‘사채브로커’들이 존재한다. 이들의 수법은 다양하다. 대출 관련 금융권에 대해 잘만 파악하고 있으면 ‘말만 잘해도 ‘큰 돈’을 만질 수 있다’는 게 이쪽 세계 이야기다.
농협 불법대출 관련 사건은 ‘아파트 분양’과 관련한 큰 건이기에 이슈화되었지만 실제로 적은 금액으로는 심심찮게 불법대출이 일어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대출관련 전문가 이모(50)씨는 “대출업에 종사하는 딜러 10명 중 7명은 큰 금융권 직원들과 편법을 이용한 불법대출을 모의해봤을 것”이라며 “이쪽 세계에선 비교적 흔한 일이다”고 말했다.
스팸광고를 보고 대출 의뢰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업계 종사자는 “당신이 대출의사를 밝힌 그 순간부터 당신의 모든 정보가 새나가기 시작하는 것으로 봐도 좋다”며 “브로커가 낀 대출은 철저하게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편법·불법대출로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수 있는 ‘사채브로커’들은 우리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A씨는 카드대금이 계속 연체돼 위급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의 신용등급으로는 1천만원 정도만을 신용대출 받을 수 있는 상황. 최소 2천만원이 당장 필요했던 그는 대출회사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그는 ‘쉽게 대출해드립니다. 은행권에서 대출가능’이라는 광고명함을 보고 급한 맘에 대출을 문의했다. 사채브로커 B씨는 ‘2천만원 대출은 어렵지 않다. 다만 여기에는 수수료가 필요하다’며 10%의 수수료를 먼저 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돈이 급한 A씨는 2백만원을 마련해 B씨에게 주었고 놀랍게도 제2금융권에서 원하는 금액을 대출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제2금융권에서 받은 계약서에는 ‘대출중개 수수료는 불법’이라는 단서조항이 있었지만, 자금융통이 급했던 그는 ‘불법수수료’를 내서라도 대출을 받는 게 급선무였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어떻게 자신의 신용등급보다 높은 수준의 대출을 받을 수 있었을까. 여기에는 금융권과의 ‘다리’가 됐던 사채브로커 B씨의 대출관련 지식과 금융사 직원과의 ‘줄’ 덕분이다. 대출 관련 지식이 해박한 B씨는 A씨가 ‘편법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을 터 주었고, 평소 친분을 쌓아 둔 금융사의 영업사원 C씨에게 ‘아는 사람이니 대출해달라’고 부탁만 하면 쉽게 대출업무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A씨에게 받은 불법 수수료를 나누어 가지면 임무는 끝나게 된다. ‘이런 식으로 사업을 벌이는 딜러들의 수는 부지기수다’고 밝힌 대출관련 전문가는 “이러한 편법 대출을 묵인하며 돈을 챙기는 영업사원들은 대기업 금융사에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용대출이 유연한 보험사들에서 많이 있는 일이다”며 “이러한 편법대출로 브로커들은 많게는 한 달에 2천까지 큰 금액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채브로커’들의 수법은 이밖에도 다양하다. 그들 사이에는 ‘신종재테크’ 법도 있다.
회사원 장모(36)씨는 친구 신모(39)씨로부터 “여유자금이 있으면 재테크를 해보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았다고 한다. 금융권 경력이 상당한 신씨가 권한 ‘신종재테크’법은 간단했다. 고객이 의뢰한 대출 건을 제2금융권 등에 넘기지 않고, 여유자금이 있는 장씨를 통해 대출 자금을 융통하는 것이다. 대출금액의 0.2~0.3%만을 수임료로 주는 대출기관보다는 아는 사람을 통해 이자를 나눠 갖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사채브로커’ 금융권 직원 ‘한 패’…편법대출 의혹
‘신종재테크’…고객정보 빼돌려 불법수수료 챙기기
대출을 의뢰한 고객은 원금과 이자를 모두 상환하는 날까지 사채업자가 아닌 금융기관을 통해 대출을 받은 것으로 인지할 수 있게 된다. 결국 금융권에 대출을 받았다고 생각하지만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린 격이 되는 것이다.
대출관련 회사에서는 고객이 대출 의뢰를 했을 때 대출신청서, 본인의 인감, 주민등록등본, 원천징수내역, 급여통장 사본, 상담표,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 등의 약 7가지의 서류를 제출토록 한다. 일반적인 금융권의 대부계에서는 이러한 서류를 받고 대출 후 모든 서류를 파기한다. 하지만 사채브로커는 ‘사본’을 보관해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용등급에 문제가 없고, 원하는 자금을 모두 대출 받을 수 있을 경우에는 상관없는 문제이지만, 일반대출이 어려운 사람은 ‘사채브로커’의 손을 거치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렇게 대출을 의뢰하는 고객에게 모든 서류를 받은 브로커는 수임료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고객의 서류를 돌리기 시작한다. 이때 각 사채기관들은 개인정보활용 동의서를 이용해 신용조회를 거듭하게 되고 대출의뢰 고객의 신용등급은 점점 낮아지는 불상사까지 낳게 된다.
결국 쉽게 대출 받을 생각으로 브로커를 통해 대출을 의뢰 한 고객은 대출관련 서류를 ‘고양이’에게 맡기고 한없이 내려간 신용등급과 함께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리게 되는 것이다.
이들 ‘사채브로커’는 대형범죄를 양산하는 데 일조하기도 한다. 금융기관 직원과 내통해 불법수수료 10%를 챙기거나 사채업자를 연결해 대출 해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경우는 많이 일어나는 일이다. 업계에서는 ‘장난질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들 사채 브로커가 큰 맘 먹고 ‘판’을 벌리면 1억 챙기기는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대출업계에 잔뼈가 굵은 한 전문가는 “현재 ‘큰판’을 벌이는 브로커가 광역시별로 10명 가량씩 활동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하며 “그들은 마약, 밀수 등의 큰 범죄를 조장하는 데 일조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전남 담양경찰서는 대포통장과 대포폰 등을 구입해 이를 되판 대포통장 유통조직 2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인터넷 사이트나 생활정보지 광고를 통해 타인 명의 예금통장 2백26매와 휴대전화 3백37대를 구입한 뒤 이를 다시 판매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노숙자. 대출상담자 명의 예금통장은 1매당 3만원에, 휴대전화는 1대당 8만~10만원에 각각 구입한 뒤 통장은 8만원에, 휴대전화는 20만~30만원을 받고 되판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유통된 대포통장은 납치사기전화 등의 각종 사기극에 이용된 것으로 밝혀져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켰었다.
업계 전문가는 이러한 대포통장 유통이 “‘사채브로커’들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들의 수법은 치밀했다. 노숙자들 중 신용도가 좋은 사람은 60%가량으로 많은 숫자라고 한다. 신용대출이 활발히 되기 시작한 시기가 불과 얼마 되지 않았기에 현재 길거리의 노숙자는 대부분 신용등급에 있어서는 문제가 없는 편이라고 한다.
이들을 노리고 전문적으로 사업을 하는 ‘사채브로커’들은 서울역 및 노숙자들의 각지의 밀집지역을 돌아다니며 ‘사냥’에 나선다고 한다. 이들에게 이용당한 노숙자들은 밥 한끼 거하게 얻어먹은 후 깨끗한 옷 한 벌 입고 거래에 응하면 ‘인생의 나락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신용등급이 좋은 노숙자를 이용해 신용대출은 물론 이동통신 3사에 가입시킨 후 복제폰인 일명 ‘쌍둥이폰’을 수 십대 제작할 수 있다. 담양에서 유통된 대포통장과 대포폰처럼 할부로 구입한 휴대폰 및 불법제조폰을 2~3배 되는 가격에 판다. 대포통장을 판매된 대표통장은 마약이나 밀수 등에 이용되기도 한다. 이밖에도 ‘사채브로커’들은 인터넷 통신 및 위성TV 등을 노숙자의 이름을 이용해 가입 후 수수료만 챙기는 형식을 취한다.
실제로 이렇게 벌이는 큰 건에 대출회사들이 개입되기도 한다. 대출회사에는 종종 어수룩한 대출의뢰인을 대동하고 오는 ‘사채브로커’들이 있다고 한다. 신용 좋은 대출의뢰인들은 대부분 사채브로커들이 ‘사냥’한 노숙자들이다. 이들의 신용으로 기본 3천만원을 대출 받을 수 있으니 사채브로커 세계에서 ‘1억 벌기 매뉴얼’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대출회사 직원들은 ‘사채브로커’들의 매뉴얼을 알면서도 실적과 수수료를 위해서 암묵적으로 대출에 응한다. 물론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 ‘신용대출’을 해주는 것이므로 법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사채브로커’가 노숙자를 대동하고 온 경우는 사건을 제보해 준 업계 전문가도 여러 번 경험한 일이라고 하니 ‘드문 사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이렇게 지하세계에서는 ‘사채브로커’들의 입질이 계속 되고 있다. 지하철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쉬운 대출 광고’에 현혹되면 ‘편법을 이용한 불법대출’에 가담하는 꼴이 되는 것이라고 전문가는 말했다.
‘사채브로커’를 통해 받은 ‘쉬운 대출’로 몇 년간 빚으로 고생한 한 피해자는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자 협박문자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편법대출을 은행을 통해서 받았었기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 브로커와 은행영업사원이 한패였던 것이 분명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결국 대출회사를 비롯한 금융권이 ‘사채브로커’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있는 것이다. 사채브로커와 대출기관들은 배부르게 챙기고, 이용된 ‘피해자’는 ‘밑바닥 인생’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지난 4일부터 개정된 대부업법이 시행되면서 대부업체의 이자 상한선이 연 66%에서 49%로 낮아졌다. 하지만 법개정과 상관없이 상당수의 대부업체가 여전히 법정 상한선을 초과하는 고율의 이자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6월말까지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돼 있는 대부업체는 모두 1만8천8백개. 하지만 이를 감독해야 할 담당 공무원은 1백58명에 불과하다. 특히 6천6백개의 대부업체가 몰려있는 서울의 경우 담당 공무원이 6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 대출업무를 하는 금융권과 ‘사채브로커’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국가적으로 ‘사채브로커’에 대한 집중 단속이 필요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나서서 불법을 일삼는 브로커들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서민들의 피해는 계속될 것이다.
[일요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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